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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07 사람마다 다르게 주어진 고난의 그릇 2
"사람마다 채워야 할 역경의 그릇이 태어날 때 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라면, 나의 그릇은 얼마나 채워졌을까?"

뭔가 채운다는 의미가 포지티브하고 늘어나는 의미이니 태워야 할 촛불이라든가 옮겨야 할 '산'이라든가 없애버리는 의미의 것으로 비유하는 게 좋겠지만 사람마다 달리 주어진 깜냥에 비할 것은 역시 '그릇'이 좋은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은 아무리 남이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자기 일이 아닌 바에야 진심일 수가 없을 터, 웃으면서 지난 일들을 얘기하는 사람들 앞에서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반추해보며, 그 굴레들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계속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내 모습이 비춰졌다. 누가 더 고생했냐의 문제가 아니라 예전에 그랬었는데 지금은 행복한가의 문제였는데, 과거에 불행해서 지금도 행복하지 않다는 어딘가 이가 빠져버린 것 같은 인과 관계가 되어 버린 것이다.

언젠가 나의 개인적인 일들을 아무렇지도 않게(실제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아니지만)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누구나 겪는 일은 아니지만 또한 나만 그런 불행을 떠안은 것은 아니기에... 어쩌면 어릴 때부터 '의심'해 왔던 어떤 보이지 않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존재가 나를 이리 저리 휘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감당할 수 있는 고난의 그릇 만큼 시시때때로 잊을 만하면 부어대는 소나기가 있을 수도 있다.

가볍게 보려 했던 자리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한 편으로는 혼란스러우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한 줄기 빛이 보이는 것도 같은 실마리를 잡은 느낌이다.

이 느낌 싫지많은 않다.
Posted by hamlet :